《Yes Day(예스데이)》는 단 하루, 아이들이 시키는 모든 것을 ‘예스’로 대답해야 하는 가족의 좌충우돌 모험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한 코믹 가족 영화가 아니다. 웃음 뒤에는 부모와 자녀 간의 이해, 엄마로서의 자기 상실, 가족 안의 소통과 성장이라는 깊은 주제가 숨어 있다. 아이들은 ‘선택권’을 배우고, 부모는 ‘존중’의 언어를 되찾는다. 이 하루는 그저 유쾌한 하루가 아닌, 가족을 다시 연결하는 하나의 기회가 된다.
1. 왜 ‘예스’가 필요했을까?
《Yes Day》는 주인공 앨리슨(제니퍼 가너)이 학교 상담사로부터 아이들 사이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듣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큰딸 케이티는 엄마와 말이 안 통한다고 느끼고, 아들들은 엄마를 “마치 교도소장처럼” 생각한다. 엄마는 왜 항상 "안돼!"라고만 할까?
실제로 영화는 현실적인 부모의 입장을 보여준다. 앨리슨은 아이들을 보호하려고 한다. TV를 오래 보지 못하게 하고, 자극적인 음식은 금지하며, 과한 활동은 위험하다고 제한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런 모든 ‘안돼’를 하나의 억압으로 느낀다. 그들은 부모가 자기 의견을 전혀 듣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남편이 제안한다. “단 하루만, 뭐든지 ‘예스’라고 하자.” 즉, YES DAY의 시작이다. 이 실험은 단지 재미가 아니다. YES DAY는 ‘허락’의 문제가 아니라 존중과 기회의 문제였다. 아이들은 ‘우리의 선택이 받아들여졌다’는 경험을 하고, 부모는 ‘아이들도 믿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운다.
2. 엄마도 인간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인물은 엄마 앨리슨이다. 그녀는 과거엔 활기차고 모험적인 사람이었다. 락 페스티벌을 즐기고, 스카이다이빙도 했던 여성. 그러나 세 아이를 낳고, 전업주부가 되며 그녀의 세계는 점점 좁아지고 말았다. 매일 반복되는 집안일과 책임 속에서 그녀는 점점 ‘엄마’라는 정체성에 갇혀간다.
YES DAY는 그녀에게도 필요했던 하루다. 이날 그녀는 아이들과 함께 뛰어놀고, 물풍선 대결도 하고, 놀이공원에서 소리치며 웃는다. 페스티벌에서 락 음악을 들으며 춤추는 장면은 마치 잊고 지냈던 자신의 영혼을 되찾은 듯한 순간이다.
특히 큰딸과의 갈등과 화해는 이 영화의 핵심이다. 엄마는 과거의 자신처럼, 자유롭고 도전적인 딸을 바라보며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그리고 말한다:
“엄마가 되면, 내가 누구였는지를 잊어버릴 때가 있어. 근데 지금, 다시 기억났어.”
이 대사는 모든 부모들에게 강하게 와닿는다. 부모도 한 사람의 인간이며, 그들도 사랑받고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는 걸 말해주는 메시지다.
3. 규칙보다 마음
YES DAY는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의 연속이다. 차 안에서 음료가 터지고, 빙수 챌린지에서 난장판이 되고, 페인트볼 전쟁이 벌어지고, 마지막엔 페스티벌까지 간다. 이런 소동 속에서 가족은 웃고 다투고, 또 화해한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큰딸 케이티가 락 페스티벌에 친구들과 가는 것을 허락받았지만 엄마가 걱정되어 몰래 따라가면서 벌어지는 갈등이다. 케이티는 “약속했잖아! 나를 믿기로!”라며 분노하지만, 엄마는 조용히 말한다:
“넌 오늘이 네 인생 최고의 날이 되길 바랐겠지만, 나에겐 네가 무사한 게 더 중요했어.”
이 말은 단순한 보호의 언어가 아니다. 엄마의 진심, 아이를 향한 깊은 애정이 담긴 고백이다. 이 순간을 통해 딸은 부모의 감정을 이해하게 되고, 두 사람 사이의 벽은 서서히 허물어진다.
4. 한 번의 예스가 남기는 깊은 변화
YES DAY는 단 하루였지만, 그 여운은 오래 남는다. 아침마다 싸우던 아이들은 엄마 아빠와 함께 보낸 하루를 이야기하며 웃고, 앨리슨은 다시 ‘자기 삶’을 향해 한 발짝 내딛는다. 가족은 더 이상 규칙의 모음이 아닌, ‘기억을 공유한 사람들’이 된다.
영화가 주는 핵심 메시지는 단순하다. “예스”는 단지 허락의 표현이 아니다. 그것은 상대방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믿어주는 행동이다. 이 영화는 말한다: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하루가, 수십 번의 설교보다 강력할 수 있다.”
YES DAY는 단순한 코미디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현대 가족이 얼마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부모와 자녀가 얼마나 오해와 침묵 속에 사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사이를 잇는 해답은, 놀랍게도 ‘예스’라는 단어에 숨어 있었다.
결론: '예스'는 허락이 아니라 연결이다
《Yes Day》는 단순히 유쾌한 하루를 보여주는 가족 영화가 아니다. 그것은 부모와 자녀가 서로를 ‘다시 알아가는 여정’이다. '예스'라는 단어는 아이들에겐 선택과 책임을, 부모에겐 신뢰와 이해를 의미한다.
가끔은 통제보다 기회를 주고, 지시보다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더 나은 가족이 될 수 있다. YES DAY가 끝난 다음 날에도, 가족은 조금 더 가까워졌다. 그 하루는 끝났지만, 그 하루가 만들어준 감정과 기억은 영원히 남는다.
‘예스’는 허락이 아니라 연결이다. 그 하루를 함께한 가족은, 이제 서로에게 진짜 '예스'를 말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