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dam Project》는 단순한 SF 영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족, 상실, 화해를 주제로 한 아주 인간적인 이야기다.
과거와 현재, 유머와 액션, 슬픔과 치유를 넘나들며 관객에게 놀라운 몰입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1. 시간여행의 장르 안에 숨겨진 감정 – SF의 탈을 쓴 성장담
영화는 미래에서 온 전투기 조종사 ‘아담 리드’(라이언 레이놀즈)가 2030년대에서 2022년으로 돌아오며 시작된다. 그는 어린 시절의 자신(워커 스코벨)과 마주친다.
처음에는 이 만남이 단순한 시간여행 트릭처럼 보인다. 하지만 영화는 곧 이런 구조를 통해 ‘자신과의 대화’, 즉 어린 시절의 상처와 마주보는 이야기로 전환된다.
미래의 아담은 유쾌하고 자신만만하지만, 그 역시 내면에 분노와 슬픔을 숨긴 채 살아간다. 그는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그 탓에 타인에게 마음을 열지 못한 채 살아왔다.
어린 아담은 외로움과 불안에 휩싸여 있고, 미래의 아담은 그런 과거를 부정하며 살아왔다. 이 두 아담이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성장하는 과정은 관객에게 치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결국 《The Adam Project》는 시간여행을 통해 자기 자신을 용서하고 안아주는 영화다.
2. 부성애와 상실의 그림자 – 아버지라는 존재를 다시 바라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감정적 전환점은 ‘아버지’ 루이스 리드(마크 러팔로)와의 재회다. 루이스는 젊은 시절 과학자로서 시간여행을 현실화시켰지만, 그의 아들 아담에게는 부재하는 아버지였다.
두 아담은 시간여행을 통해 과거의 루이스와 다시 마주하게 되고, 그 순간부터 영화는 SF가 아닌 가족드라마로 변모한다.
어린 아담은 “당신은 우릴 항상 혼자 뒀어요.” 미래의 아담은 “그때 당신이 내게 해준 건 아무것도 없었어요.”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루이스는 담담히 대답한다.
“너희를 위해 내가 그렇게 했던 거야. 나는 과학자가 아니라 아버지였어야 했는데, 이제 와서야 알겠구나.”
이 짧은 대화는 지금 이 시대의 모든 아버지와 자식들 사이의 ‘이해받지 못한 사랑’을 대변한다.
아버지를 잃은 아들은, 시간마저 되돌려서라도 그와 진짜 대화를 하고 싶어했고, 그 바람은 이 영화의 가장 감정적인 순간으로 귀결된다.
3. 어른이 된다는 것 – 과거를 받아들이고 미래를 선택하는 힘
《The Adam Project》는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를 단순한 ‘과거로 가기’로 소비하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 과거는 ‘고치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공간이다.
어른 아담은 과거의 자신을 보며 어린 시절 자신이 얼마나 외롭고 아팠는지를 처음으로 인정하게 된다.
“어릴 땐 네가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넌 굉장히 강했더라.”
이 장면은 관객에게도 묘한 감정을 준다. 어릴 때의 상처, 부모의 부재, 괴로움이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것을 수용하는 용기에 대한 이야기다.
또한 이 영화는 과거를 바꾸는 것보다, 그 과거를 통해 현재를 치유하고 미래를 새로 선택하는 과정에 집중한다. 시간여행물에서 흔한 “역사 개입”이나 “운명 바꾸기”는 여기서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그 시간 속에 있는 감정의 회복이다.
4. 유머와 액션 사이의 감정선 – 라이언 레이놀즈표 SF 감성의 정점
《The Adam Project》는 단순히 감성적이기만 한 영화가 아니다. 특유의 경쾌한 유머와 탄탄한 액션 시퀀스로 지루할 틈 없이 전개된다.
- 미래 병기의 등장
- 공중 추격전
-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말장난
- 두 아담 사이의 ‘형제 같은’ 케미
이 모든 장치는 영화의 정서를 무겁지 않게 유지해주는 힘이다.
특히 라이언 레이놀즈의 연기는 웃음과 눈물을 오가는 전형적인 ‘그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이번 작품에서는 훨씬 진중한 감정선까지 보여준다.
후반부, 세 사람이 함께 캐치볼을 하며 서로를 바라보는 장면은 어떤 대사보다 깊고 따뜻하다. 그것은 단지 ‘좋은 추억 만들기’가 아니라, 사랑한다는 말 대신 건네는 이별의 의식이기 때문이다.
결론: 시간은 되돌릴 수 없지만, 감정은 회복할 수 있다
《The Adam Project》는 시간여행이라는 설정을 통해 과거를 치유하고, 지금의 나를 이해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복해가는 여정을 그린다.
아버지에게 하지 못했던 말, 자기 자신에게 외면했던 기억들, 그 모든 것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이야기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당신은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고 있나요?”
시간여행보다 더 어려운 건, 과거를 인정하고 현재를 사랑하는 일이다. 《The Adam Project》는 바로 그 이야기를 따뜻하고 유쾌하게 풀어낸 감성 SF 영화의 대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