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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flix---The Theory of Everything – 천재의 출발, 사랑의 이론, 육체의 한계, 그리고 존재의 아름다움

by justin3 2025. 7. 21.

The Theory of Everything

 

누군가는 이 영화를 '천재 과학자의 전기영화'라 소개할지 모른다. 그러나 《The Theory of Everything》은 단순한 위인전이 아니다. 이 영화는 한 남자의 뇌 속에서 벌어진 수학과 시간의 싸움, 그리고 그의 심장 속에서 일어난 사랑과 인간성의 충돌을 동시에 그린 아주 섬세하고도 깊은 인간 서사다. 스티븐 호킹은 우주의 기원을 연구했지만, 이 영화는 인간이라는 우주를 탐험한다.

1. 천재의 출발 – 젊은 호킹, 시간의 모순을 마주하다

1960년대 영국 케임브리지. 청년 스티븐 호킹은 타고난 수학적 재능을 바탕으로 물리학을 탐구하며, ‘시간의 시작과 끝’을 밝히려 한다. 이 시기의 호킹은 유쾌하고 다정하며, 세계를 향한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운명은 그에게 잔혹한 선언을 한다. 루게릭병(ALS) 판정. 의사는 “2년밖에 못 살 것”이라 말한다. 몸은 점점 멈추지만, 그의 두뇌는 여전히 세계를 움직이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멈추지 않는다. 그는 질병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대신, ‘이해하고 정복할 수 있는 대상’으로 전환한다.

“시간이 시작된 지점을 수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면, 인간은 더 이상 신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이 영화의 위대함은, 이러한 철학적 담론을 비전공자도 감정으로 이해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과학은 복잡하지만, ‘유한한 생에서 무한한 의미를 찾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2. 사랑의 이론 – 제인과의 관계, 현실과 믿음 사이

스티븐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바로 아내, 제인 와일드다. 그녀는 그가 병을 진단받았을 때 곁에 있었고, 세상의 모든 의심과 두려움을 뚫고 “그래도 함께하겠다”고 말한 사람이다.

제인은 단순히 ‘헌신적인 아내’가 아니다. 그녀는 지적인 여성이고, 신앙을 가진 사람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가는 독립적인 존재다.

영화는 이 관계를 낭만적으로 미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사랑은 아름답지만, 질병, 육체적 한계, 정서적 고립, 비대칭적인 역할 분담은 결국 제인을 지치게 만든다.

그녀는 고민 끝에 다른 남성(합창단 지휘자 조너선)과 가까워지고, 스티븐 역시 간호사와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이별은 배신이 아니라, 두 사람이 ‘더 이상 같은 방향을 바라보지 않는’ 순간의 인정이다.

“우리는 각자의 우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당신을 사랑합니다.”

3. 몸은 무너져도 정신은 날아오른다 – 한 인간의 위대한 도전

병이 악화되면서, 스티븐은 결국 말도 하지 못하게 되고, 휠체어 없이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이론은 점점 더 강력해진다.

그는 블랙홀의 증발, 시간의 비대칭성, 우주팽창이론 등 수많은 물리학적 혁신을 만들어냈고, 특히 《시간의 역사》라는 책은 전 세계 수백만 독자에게 시간과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를 안겨줬다.

그리고 그는 유머를 잃지 않았다. 사람들이 그를 동정할까 봐 자신의 음성 기계에 “천재처럼 들리도록” 특별한 악센트를 유지했고, 심지어 심슨 가족, 스타트렉, 빅뱅이론 등 TV 프로그램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말한다. “나는 몸이 불편하지만, 마음은 자유롭다. 마음은 어디든 갈 수 있다.”

이 메시지는 단순한 희망고문이 아니다. 그는 실제로 몸을 잃었지만, 그 어느 누구보다도 삶을 넓게, 깊게, 멀리 본 사람이다.

4. 존재란 무엇인가 – 철학과 과학, 사랑이 교차하는 지점

이 영화의 또 하나의 강점은 ‘과학적 탐구’가 단순한 공식 나열이 아니라, 존재론적 질문과 이어진다는 것이다.

스티븐은 “시간이 시작된 순간”을 궁금해 한다. 왜냐하면 그 순간을 알면,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신은 존재하는가,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후반부, 스티븐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모두 다르게 태어났습니다. 그 점이 바로 인간의 위대함입니다. 아무리 인생이 힘들어도, 삶에는 희망이 있습니다. 우리가 그저 웃을 수 있는 이유 하나만 있어도 말이죠.”

이 말은 과학의 언어가 아니다. 삶에 대한 믿음의 선언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선언을 불편한 몸에 갇혀 있으면서도 세상을 향해 외쳤던 한 인간에게서 듣는다.

결론: 천재는 신이 만든 것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 스스로 완성된다

《The Theory of Everything》은 스티븐 호킹이 이룬 이론보다 그가 어떻게 그 이론을 견디며 살아냈는가에 주목한다.

단순히 ‘천재의 성공기’가 아닌, 몸의 제약 안에서 마음과 정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한 사람의 기록이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묻는다.

  • 당신은 어떤 어려움 앞에서 멈추었나요?
  • 지금의 당신에게 필요한 건, 신체의 능력인가, 마음의 확신인가?

호킹은 말했다.

“나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 다만, 살아 있을 때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을 뿐이다.”

이 말은 이 영화의 모든 것을 요약한다. 삶은 짧고, 불완전하며, 때로는 무기력하다. 하지만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살아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인간은 위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