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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VS 기생충: 한국 사회 비판 비교

by justin3 2025. 6. 26.

‘오징어 게임’과 ‘기생충’은 한국 콘텐츠가 세계 무대에서 크게 주목받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작품들이다. 이 두 작품은 각각 다른 형식과 장르를 통해 한국 사회의 불평등, 빈부격차, 인간 본성 등을 날카롭게 해부했다. 오징어 게임은 서바이벌 게임을 통한 극한 상황을 그렸고, 기생충은 현실적인 공간인 반지하를 중심으로 계급의 구조를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이번 글에서는 이 두 작품을 비교하며, 한국 사회 비판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어떻게 다르게 접근했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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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극한의 게임, 극단의 사회

‘오징어 게임’은 이름 그대로 한국 전통 놀이 중 하나를 상징적으로 사용하여, 현대 사회의 극단적인 경쟁과 생존을 묘사한 넷플릭스 시리즈다. 빚더미에 앉은 주인공 기훈을 비롯한 참가자들은 수백억의 상금을 위해 목숨을 걸고 아이들 놀이를 모티브로 한 잔혹한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작품의 세계관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교묘하게 넘나든다. 초록색 체육복, 얼굴이 가려진 관리자들, 익숙한 놀이들이 배경이 되지만, 그 속에서 벌어지는 죽음과 배신은 매우 현실적이다. 특히 “공정”이라는 명분 아래 벌어지는 폭력과 차별은 한국 사회에서 자주 언급되는 키워드다.

‘오징어 게임’이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한 생존 경쟁이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성이 어떻게 파괴되는지, 돈이 모든 가치 위에 올라서는 현실을 시각적으로 충격적으로 풀어낸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도 강렬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이 콘텐츠는 K-드라마의 장르 확장을 이끈 대표적인 예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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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현실에 뿌리박은 구조적 빈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현실 세계를 배경으로, 계급 간의 경계와 침투를 다룬 작품이다. 반지하에 사는 가족과 언덕 위 대저택에 사는 부잣집 가족 간의 대비를 통해 사회적 계층 구조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시종일관 현실에 발을 딛고 있기 때문에 더욱 섬뜩하고 설득력 있다.

특히 기생충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어떻게 ‘기생’하며 살아가는지를 보여준다. 이들의 삶은 불법, 편법, 눈속임으로 점철돼 있지만, 그 선택에는 생존이라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반면, 부잣집 사람들은 그들의 삶을 '정상'이라 여긴다. 이 간극은 단순히 경제적 차이를 넘어서 문화적, 심리적 장벽으로 확장된다.

영화 중반 이후 등장하는 지하실은 한국 사회에서 언급되지 않는 ‘더 아래의 세계’를 상징한다. 지하에 또 다른 지하가 있다는 설정은 한국 사회에서 구조적으로 배제된 계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은유한다. ‘기생충’은 드라마적 장치 없이도 현실의 잔혹함을 날것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보는 이들에게 묵직한 충격을 안긴다.

사회비판의 방식과 전 세계의 반응

‘오징어 게임’과 ‘기생충’은 같은 주제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풀어냈다. 오징어 게임은 장르물이다. 액션, 서바이벌, 미스터리 등 대중적인 형식으로 빠르게 몰입감을 주며, 메시지를 전달한다. 반면 기생충은 리얼리즘 기반의 드라마로, 느리고 무거운 호흡 속에서 점진적으로 문제의식을 축적해간다.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두 작품은 모두 ‘이해는 못해도 공감은 되는’ 콘텐츠로 인식됐다. 극단적인 설정(오징어 게임)과 현실적인 묘사(기생충) 모두 한국 사회의 특정 문제를 ‘전 세계 공통의 문제’로 확장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빈부격차, 계층 간 단절, 불평등한 기회 등은 단지 한국만의 이슈가 아니라는 점이 이들의 성공 요인이다.

흥미로운 점은, 오징어 게임은 스트리밍 플랫폼의 알고리즘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었고, 기생충은 영화제 수상과 극장 개봉을 통해 입소문을 타며 전파되었다는 점이다. 즉, 전달 방식과 소비 경로마저도 각각의 사회비판 전략과 닮아 있다.

‘오징어 게임’과 ‘기생충’은 서로 다른 장르, 전개 방식, 시각 스타일을 가졌지만, 결국 한국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과 자본주의의 민낯을 고발하는 데 있어서는 같은 메시지를 던진다. 한 작품은 비현실적 설정을 통해 현실을 비틀었고, 다른 하나는 현실을 직시함으로써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 이 두 작품은 한국 사회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도 통용되는 문제를 다뤄, 글로벌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도 이처럼 ‘한국적인 콘텐츠’가 ‘세계적인 이야기’가 되는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