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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인생 영화 The Kitchen 리뷰 – 디스토피아 속 희망을 요리하는 사람들 (연대 , 관계의 회복, 배경 그리고 연출)

by justin3 2025. 7. 5.

THE KITCHEN

 

넷플릭스  영화 《The Kitchen》은 단순한 미래 SF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철저하게 고립된 사회 구조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공동체를 만들고, 관계를 회복하며, 사랑과 연대를 다시 배워가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주는 감성 드라마입니다.

디스토피아 런던이라는 배경을 통해 현실 사회의 빈곤, 차별, 계급 문제를 은유하고 있지만, 그 중심엔 늘 ‘사람’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화려하지 않지만 묵직하고, 눈에 띄는 액션은 없지만 마음에 오래 남는 감정의 파편을 남깁니다. 《The Kitchen》은 우리가 외면해온 세계의 뒷면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속에서도 여전히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우리’를 다시 발견하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1. 디스토피아의 슬픔 속에서 피어나는 연대

영화의 배경은 미래의 런던. 도시는 완전히 양분되어 있고, 빈민들은 ‘The Kitchen’이라는 지역에 격리되어 살아갑니다. 전기도, 의료도, 행정도 없는 공간. 사람들은 쓰레기와 고철 더미 속에서 하루하루 생존을 이어갑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점점 서로를 알아보고, 음식을 나누고, 일상을 공유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공동체’가 형성됩니다. 연출은 이 ‘변화’를 과장 없이 그려냅니다. 폭력이 줄어들고, 말수가 늘어나고, 함께 있는 장면이 늘어날수록 관객은 이 디스토피아 속에도 따뜻함이 피어난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The Kitchen》은 말합니다. “제도와 체계는 버려도, 사람은 서로를 버리지 않는다.” 이 연대의 감정이 바로 이 영화가 가진 가장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2. 아버지와 아들의 감정선: 관계의 회복

주인공 벨리(Bally)는 이 공동체 안에서 조용히 살아가던 인물입니다. 말수가 적고, 과거가 감춰져 있으며, 사람들과도 깊은 관계를 맺지 않습니다. 그런 그의 삶에 갑자기 한 소년이 찾아옵니다. 바로 그의 아들, 벤자민입니다.

벨리와 벤자민은 서로를 잘 모릅니다. 수년 간 단절되어 있었고, 감정적으로도 멀어진 사이입니다. 하지만 곤란한 상황 속에서 둘은 함께 살게 되고, 하루하루 부자 관계를 다시 배워갑니다.

영화는 ‘가족은 피가 아니라 선택과 시간’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처음엔 서먹하던 부자는 함께 음식을 나누고, 아들의 실수를 감싸고, 서로에게 감정을 내보이며 진짜 가족이 되어갑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아들이 아버지를 지키기 위해 보여주는 행동은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명장면 중 하나입니다.

《The Kitchen》은 이렇게 말없이, 그러나 진하게 ‘사랑은 회복 가능하다’는 믿음을 보여줍니다.

3. 계급 불평등과 빈민의 현실을 담은 배경

이 영화의 디스토피아 설정은 허구이지만, 그 구조와 계급 질서는 현실 그 자체입니다.

‘The Kitchen’이라는 구역은 사회의 ‘불필요한 사람들’이 밀려난 공간입니다. 더 이상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이들은 도시의 외곽에 밀려나 버려진 공장, 공동 주택, 전기조차 없는 집들에 모여 살아갑니다.

반면 도시 중심에는 깨끗하고 고급화된 공간이 존재합니다. 두 지역은 철저히 분리되어 있고, 정부는 ‘키친’을 철거하려 하고, 폭력적인 공권력이 사람들을 제압하려 듭니다. 하지만 영화는 이 현실을 대사로 설명하거나 사회 고발 다큐처럼 노골적으로 묘사하지 않습니다. 단지 인물들이 살아가는 공간, 풍경, 표정을 통해 보여줍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관객은 “우리 사회도 어디선가 이런 구조가 존재하진 않을까?”라고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됩니다.

4. 연출과 미장센: 무채색 도시 속 살아 있는 감정

《The Kitchen》은 연출 면에서도 굉장히 절제되어 있습니다. 화려한 CG나 극적인 음악 없이, 현실적이고 건조한 공간 미장센으로 디스토피아 세계를 구성합니다.

주조색은 회색, 갈색, 검정. 빛이 거의 없고, 공간은 늘 축축하고 좁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인물들의 작은 행동 하나, 말 없는 눈빛 하나가 오히려 더 큰 울림을 줍니다.

특히 ‘음식’이라는 소재가 상징처럼 반복됩니다. 누군가에게 음식을 건네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따뜻한 순간들이며, ‘살아가는 행위’, ‘나누는 마음’을 함축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The Kitchen》은 감정을 억지로 끌어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용히, 묵직하게 관객의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립니다.

결론: 절망의 도시에 핀 희망의 이야기

《The Kitchen》은 보기 전에는 차가운 디스토피아 영화일 줄 알았지만, 보고 나면 따뜻한 감동을 안겨주는 인간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희망이 제도나 시스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피어난다는 진실을 말합니다.

도시가 버린 사람들, 제도가 외면한 삶들, 그 안에서도 사람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 이 영화는 그것을 조용히, 그러나 깊게 증명해냅니다.

“진짜 디스토피아는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을 믿지 않는 마음이다.”

그리고 그 믿음을 회복하는 영화가 바로 《The Kitchen》입니다.